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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 다찌, 반다찌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형태의 술집
    맛집 2020. 4. 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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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라반이 아닌 시내에서 묵은 덕분에 가 볼 기회를 찾은 다찌!

    전통적인 다찌는 술을 시키면 안주 무제한이지만 이젠 그런 곳은 찾기가 힘들고 반다찌란 이름으로 여느 술집과 다름없는 형태가 되어 버렸다.

    내가 처음 경험한 다찌는 사실 통영이 아니라 창원에서였다.

    자리에 앉으면 기본 안주 가격 얼마에 술 몇 병이 세트로 나오고 거기서 술을 추가할 때마다 안주가 자동으로 나오는 게 다찌였다.

    양은 많지 않지만 계절에 맞는 다양한 안주가 나와 참 멋진 곳이라 생각했던 곳이었다.

    10년도 넘은 것 같은데 처음 다찌를 갔을 때 6시부터 12시까지 내내 마시고 술값만 20만원 넘게 나와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사실 소주를 잘 마셨다면 그만치 나오지 않았겠지만, 그때 같이 간 사람과 나 둘 다 맥주파여서 맥주만 마시는 바람에 돈이 많이 나왔었다.

    하지만 너무 푸짐하고 다양한 안주를 맛봐서 따로 2차를 가지 않고도 만족스러웠다.

    그때 고등어회를 처음 맛봤었다.

    다찌 특성상 많이 주지 않고 몇점 입에 넣을 수 있었으니 엄청나게 맛있게 느껴졌었다.

     

    (추가: 그런데 예전 다찌는 술과 함께 추가안주가 같이 나와서 술값 비싼 게 이해가 됐는데 요즘은 안주 추가도 없이 술값은 그대로다... 이게 뭔 경우인지 이해가 안된다. 예전 다찌는 술값이 비싸서 젊은 손님이 오면 여긴 비싼 데니까 조심하라고 주인들이 먼저 얘기를 해줘서 어린 손님이 분위기파악을 하도록 해주기도 했었다...)

     

    처음 찾은 곳은 이 곳이 아닌 다른 다찌였지만 거긴 자리가 없어 따로 찾은 곳이 여기였다.

    다른 곳은 2인상 5만원인데 여긴 싸기도 했고 안을 들여다보니 손님도 많아 들어갔다.

    결과적으로 그리 싸지도 않은 가격이었다.

    5만원짜리는 술 세병이 기본으로 나오지만 여긴 기본으로 술이 안나오고 3만원이니 거의 비슷했다.

    술이 5천원이니 5천원 싼 거뿐이었는데, 실망한 것은 따로 있었다.

     

    첫째, 20가지 이상 안주가 나온다 그랬는데 세어보니 20개가 안됐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양념으로 나오는 것도 다 안주로 세는 거 아닌가였다.

    예를 들어 삶은 장어와 양념장이 나오면 그게 두 접시인 거다.

    내가 센 건 15 접시였는데 물어보니 20 접시 이상 나온 거란다.

     

    둘째, 부산에선 일명 찌께다시라 해서 정식 음식으로 치지 않는 것들이 올라온다.

    부산사람에겐 찌께다시만 주는 곳이 다찌란 얘기다.

    메인이 나오길 기다리는데 절대 안나온다.

    처음부터 끝까지 찌께다시만 주고 끝이다.

    예를 들면, 밑반찬만 주고 밥은 안주는 꼴이다.

     

    셋째, 음식이 형편없다.

    여기 손님이 꽤 있었다.

    그런데 일하는 사람이 둘 밖에 없다.

    서빙에 음식 준비에 상 치우기 모두 둘이서 한다.

    그게 가능할까 생각됐지만 음식을 보고 이해가 됐다.

    거의 모든 음식이 차다.

    미리 준비된 것 덜어만 주면 된다.

    주방에서 요리하는 것은 세어보니 네 가지였다.

    그것도 처음부터 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웠기에 주방에서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대부분 찬 음식으로 되어있고 따듯하게 줘야 맛있을 것 같은 것도 차게 주니 맛있을 수가 없다.

     

    결론으로는, 안주는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술만 있으면 되는 사람들이 가긴 참 좋다.

    하지만 음식을 바라고 가는 것은 절대 아닌 곳이 다찌, 반다찌인 것이라 생각된다.

    근데 술만 바라고 가기엔 술이 너무 비싸다.

    무조건 한병 5천원.

     

    여태 들렀던 다찌가 두 곳, 반다찌가 한 곳이었는데 앞으로 다찌란 곳을 갈 일은 없을 듯하다.

    비단 내가 들른 이 곳 뿐만 아니라 다찌란 개념이 이제 더 이상 매력적이지는 않은 듯 하다.

    그래서 어느 가게인지는 알 수 있는 간판은 지워버렸다.

    손님이 다 가고 아무도 없을 때 살짝 고개 내민 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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