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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맛집/싱싱게장마을/리필되는 친절한 게장 맛집맛집 2023. 12. 11. 15:41728x90
여태 가 본 식당 중 가장 친절한 집인 듯.
요즘 물가에 12,000원짜리 게장백반인데 사장님이 자리를 다니며 계속 부족한 것 확인하고 더 줄까 묻는다.
게장을 그리 즐기지는 않아서 간장게장만 한 번 리필받았는데 그렇게 자꾸 해주니 저절로 배가 부르다.
나는 간장게장이 가장 맛있었다. 간장게장만으로 만족스러워서 다른 반찬들을 구미가 그리 당기지 않았다. 다른 반찬들은 그저 그렇다 해도 간장게장을 맘껏 먹을 수 있어서 큰 만족감을 느꼈다. 다른 곳에서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얘기, 모래주머니는 떼어내고 먹으라고 한다. 게들 먹이가 들어있어 사람이 먹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난 끝까지 어떤 것이 모래주머니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펜치처럼 생긴 도구로 집게발을 부숴 먹으라고 했는데 이 도구도 나는 생전 처음 봤다. 단단한 껍질을 쉽게 부술 수 있어 먹기가 편했다. 게를 좋아한다면 살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양념게장은 경상도식과는 달리 양념에 재운 게장이다. 경상도식은 달콤한 양념을 무쳐 내는데 여긴 걸쭉한 고추양념에 담궈서 낸다. 이것이 생소해서 나는 한 개만 맛보고 먹지 않았다. 경상도식과 풍미도 완전히 다르다.
마님도 처음엔 낯설어했는데 다른 테이블의 사람들은 다들 양념게장도 맛있게 먹고 있어서 따라서 먹다 보니 묘한 중독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말거나 나는 계속 간장게장에만 꽂혀 먹었다.
밥은 약간 꼬들밥이어서 불편했으나 같이 내어진 김가루와 잘 어울려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조기매운탕은 고추장 베이스였는데, 예전 해남에서 먹어본 애호박찌개와 비슷했다. 전라도는 고추장 베이스를 잘 쓰는구나 생각했는데, 나는 고추장찌개를 싫어해서 먹지를 못했다.
이 집은 음식의 질을 떠나 친절함이 만족감을 더 주는 집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친절함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게 해 준 식당이다.
오픈 시간을 10시로 알고 갔는데 실제로는 9시 반부터 식사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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