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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들링/카약/서프스키/송정/마야와 겪은 충격적인 바람과 파도패들링 2024. 7. 29. 13:19728x90
토요일은 풍랑주의보 때문에 패들링을 쉬고 일요일에 송정을 갔다.
별 하나가 떠 있긴 했지만 그 전 주에 이미 경험한 바 있어 그리 걱정을 하진 않았다. 다만 마야를 데려가기에 V5를 가져갈까 잠시 생각하긴 했다.
배를 띄우기 전 간식을 먹고 출발했다.
송정천에서 배를 띄우고 송정다리를 지나 마야를 데려온 뒤 악몽이 시작됐다.
파도와 바람이 송정에서는 여태까지 보지 못한 크기였는데 송정항 입구에서부터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마야를 넘겨받고 다리를 배에 올려야 하는데 마야가 겁을 먹었는지 품에서 벗어나질 않아 다리를 올리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을 파도 위에서 꼼짝 못하며 마야를 달래다 공수항 카페 앞까지 떠내려갔다.
그 사이 마님은 이 파도엔 무리다 싶었는지 냅다 송정천으로 되돌아가 버렸다. 그러다 내가 보이지 않아 다시 되돌아왔다. 그런데 어떻게 얘기도 하지 않고 혼자 도망가버리는지....
어떻게 겨우 마야를 달래서 앞으로 보내고 다리를 올린 후 패들링을 시작했는데 카페 앞에서 그만 백파에 맞아 넘어져버렸다.
마야를 태우며 가장 무서워하던 일이 벌어졌다. 거친 바다에서 같이 빠지면 어떻게 될까가 항상 걱정이었는데 계속 백파가 생기는 곳에 마야랑 빠져버렸다.
어떻게 겨우 마야를 태우고 레스큐로 올라오긴 했는데 또 백파에 넘어져버렸다. 두 번째 빠졌을 때는 마야 목줄과 패들, 배를 묶은 줄들이 모두 엉겨 엉망이었다. 그래서 마야 줄을 먼저 푸니 마야는 마님에게로 헤엄쳐 가 버렸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긴장해서 힘이 빠졌는지 레스큐가 되지 않았다.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 상태로 잠시 물에 떠있다 긴장을 풀고 다시 시도하니 올라와졌다.
그러는 사이 마님과 마야는 카페 앞 모래해변으로 도망가서 땅으로 올라가 버렸다.
그렇게 겨우 공수마을로 도망쳐 바다만 한없이 바라봤다.
나중에 고프로 영상을 보고 알았는데 하늘이 참 이뻤다. 하지만 그 때는 하늘을 볼 정신이 없어서 알지 못했다.
그 와중에도 마야는 바닷가에서 조그만 홍합들을 발견해서 따 먹었다. 무슨 개가 조개를 그리 좋아하는지. 그 장면이 웃긴지 지나가던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마야랑 마님은 해변에서 기다리는 동안 차를 가지러 가볼까 생각을 하고 패들을 다시 들었다.
마야를 태우지 않으니 시도해볼만 하겠다 싶어 바다로 나갔다.
해변가의 파도가 거칠어 나가기 까다로웠지만 파도가 한 번 지난 후 다음 파도가 오기 전 부랴부랴 저어서 빠져나갔다. 고리에 발을 끼울 새도 없이 발만 얹어놓고 방향만 조정하면서 저었다.
그렇게 좀 멀리 나가서 송정항을 벗어나니 이번엔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바람도 있으니 기왕 나간 김에 파도와 바람을 한 번 즐기려 송일정까지 나갔다.
그리고 다음은 서핑.
바람이 강하게 밀어줘서 꽤 재밌게 탔다.
굉장히 재밌어서 마님에게도 해보라고 할 요량으로 다시 공수해변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마님은 영도에서의 일 때문에 무서웠는지 파도가 있는 해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나 혼자만 서너번 파도랑 놀았다.
그 와중에 마야도 파도랑 재미있게 놀았다.
그렇게 한참 놀더니 피곤했는지 집에 가자며 배에 올라탄다. 마야도 이제 배를 타야 집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다른 곳에선 보지 못한 벌레인데 바닷물이 배에 고여있으니 몰려든다. 대체 무엇일까?
결국 마님도 결심을 했는지 바다로 나가기로 했다.
우선 마님을 먼저 내보내고 내가 따라가기로 했다. 마야는 같이 태우고 출발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야만 남겨두고 우리가 바다로 나갔다.
해변과 멀지 않은 곳에서 배를 멈추고 마야를 부르니 마야가 용감하게 파도를 뚫고 헤엄쳐 왔다. 너무 대견했다.
이번에는 마야를 그대로 두지 않고 다리 사이에 끼워넣었다. 마야도 이해를 했는지 반항을 하지 않았다. 마야는 항상 좁은 배 안을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패들링이 되지 않는다. 평소 차에서도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 마야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그 외의 방법은 없었다.
기왕 바다로 나왔으니 욕심을 좀 부려 멀리 나갔다. 송정과 다릿돌전망대 중간까지 갔다. 마야를 통제하니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다.
지난 번 마야 없이 탔을 때는 고개도 돌리며 주변을 살필 수 있었는데 마야를 태우니 역시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것도 어려웠다.
잠시 쉰 뒤 마님의 도움을 받아 다시 마야를 다리 사이에 끼우고 서핑을 했다.
첫 서핑 때와 달리 바람도 약해졌고 마야가 있어서 그런지 서핑이 잘 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마야와 V8로 한 첫 서핑이어서 큰 경험이 되었다.
그렇게 무시무시한 경험을 하고 복귀.
땅에 내려서니 마야도 기분 좋은지 꼬리를 살랑거리며 즐거워했다.
마야 줄을 공수해변에 두고 와서 마야를 배에 실었다.
앞만 보다 얼굴 보여달라고 하니 뒤돌아보는 게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자세를 바꿔 편하게 누운 게 더 귀여웠다.
역시 일요일 오후라 그런지 다들 떠나고 아무도 없다. 지난 번처럼 우리가 마지막이다.
그렇게 정리하고 집에 가기 전 송정다리 위에서 무서웠던 바다를 바라봤다. 저녁 무렵이 되니 바람과 파도가 많이 잦아들었다.
공수해변에서 줄을 찾은 뒤 바다를 조금 더 감상하고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마야는 실신.
V5나 V7과 달리 V8은 마야를 태우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데 이 날 무척 좋은 경험을 했다. 여태 경험하지 못한 파도와 바다와 함께 마야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아는데 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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